소아청소년 질환정보
[소아치과] 구강근 기능장애의 예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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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근기능장애의 예방
소아치과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은 치아 우식증 입니다. 그러나 구강 내에는 치아 말고도 치은(잇몸), 혀, 입술, 뺨 등의 연조직도 있습니다. 혀, 입술, 뺨 등으로 이루어지는 구강주위근육은 치열의 형태와 구강의 정상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강주위 근육은 항상 치열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 건강한 치열, 교합이 장기간에 걸쳐 유지되려면 구강주위근육의 압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구강주위 근육인 입술과 뺨은 밖에서, 혀는 안에서 각각 치열을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저작(씹기), 연하(삼키기), 발음, 호흡 등의 구강의 주요 기능이 악화되며 부정교합의 발생이나 교정치료 후 재발, 치아우식증의 증가, 치은질환의 발생, 구취 등의 질환이 발생될 수 도 있습니다. 근기능 장애는 타고난 형태적 문제 (짧은 윗입술, 골격성 부정교합, 아데노이드 비대, 거대설, 설소대 등)가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후천적인 습관(손가락 빨기, 혀내밀기, 구호흡, 손톱깨물기, 자해 등)이 결합된 복합적 형태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 장애와 치료법, 예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손가락 빨기 습관의 경우 손가락을 빠는 힘으로 인해 치열에 가해지는 힘의 균형이 바뀌어서 전치부에 공간이 생기며 앞니가 튀어나오는 부정교합을 흔히 유발시킵니다. 습관의 발생은 연령, 성별, 서열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며 주된 원인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꼽습니다. 생후 구강기에 충분한 욕구충족이 되지 않았거나 첫째 자녀의 경우 동생의 출생으로 인한 스트레스, 아이들의 사회활동으로 인한 적응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서 발생되며 손가락 빨기가 손톱이나 물건 깨물기, 자해 등의 악습관으로 변형, 심화되기도 합니다. 심리적 스트레스의 해결 없이 단순히 구강습관 만 중지시켰을 경우 다른 형태의 습관으로 다시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 치료 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이외에도 단순한 행동학적 선호(만족)로 인한 습관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잠잘 때 손가락 빨기 등) 이러한 경우도 강압적으로 장치를 사용하거나 훈육으로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면 습관이 악화되므로 심리적 동기부여를 통한 자연스러운 중단을 유도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손가락빨기 습관은 강도나 빈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만 4세 전후로 자연스럽게 소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 치료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만 6세 까지는 심리적, 행동학적 방법을 통해 습관의 중단을 유도하게 합니다. 그러나 만 6세 이후에도 습관이 남아있거나 스스로 고치고 싶어도 힘들어하는 경우 전문적인 상담치료나 구강 내 장치 등을 사용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구호흡의 경우에는 형태적 문제와 습관이 항상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악습관입니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습관은 아데노이드의 비대나 알러지성 비염 등으로 코로 숨을 쉬지 못하여 생기기도 하지만, 잘못된 자세나 다른 습관의 2차 습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구호흡은 입을 벌리는 자세로 인해서 혀와 입술이 치열을 지지하지 못하게 되어 구치부의 악궁이 좁아지며 앞니가 튀어나오게 되어 부정교합이 발생하여 저작능력 및 심미성이 저하되고, 특징적으로 길고 좁은 얼굴모양을 갖게 됩니다. 전치부(앞니)의 치은 및 치아가 지속적으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치은염이나 치아의 백화(탈회)가 진행됩니다. 또한 타액(침)이 쉽게 마르게 되어 자정작용이 떨어져서 치아우식증의 빈도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구강 내 환경의 변화로 구취(입냄새)가 심화되기도 합니다.
구호흡으로 생긴 변화가 심한 경우 습관의 중단만으로 부정교합이 해결되지 않으므로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는 비폐쇄의 원인을 먼저 개선시켜야 하므로 이비인후과와의 협진 및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게 됩니다. 치과적으로도 비강의 확대 및 좁아진 상악의 형태적 개선을 위해서 급속상악 확대장치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비폐쇄가 해소된 경우에도 약화된 구강주위근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구호흡은 저절로 개선되지 않습니다. 습관성 구호흡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습관교정장치 및 근기능 훈련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침습적 교정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형태적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발치교정이나 악교정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갈이의 경우는 주로 잘 때 나타나는 습관이며, 씹을 때 이외에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 저작근의 이상활동으로 나타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서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 이외에도 치아가 맹출하는 시기에 이나기(teething) 증상의 하나로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무도병, 간질, 뇌막염 등의 전신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형태도 있습니다. 원인이 사라지면 저절로 사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갈이의 강도 및 빈도가 심한 경우 치아가 마모되거나 턱관절에 이상증상이 나타날 경우 보조장치(이갈이 방지장치 등)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근기능장애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의 진단과 함께 근기능 훈련이 뒤따라야 합니다. 집에서 시행하는 자가요법도 많이 소개되어있으며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근기능훈련을 위한 장치와 훈련법도 많이 개발되어있습니다.
자가요법의 경우 훈련을 통해서 혀와 입술의 정상적인 위치에서 근육을 긴장시켜 올바른 자세를 잡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혀의 경우 혀끝에 사탕조각이나 견과류 조각을 놓고 입천장 안쪽의 볼록한 절치유두에 위치하게 하고 침을 삼키게 하는 훈련법이 있습니다. 입술의 경우 자연스럽게 입술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는 TV시청이나 게임, 독서의 시간 동안 입술에 면봉이나 아이스크림 막대와 같은 물체를 위아래 입술로 물고 30분 이상 지속하는 훈련법이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전문적인 장치의 경우 혀와 입술을 함께 자극시키고 올바른 위치에 오도록 하는 소극적 교정장치 (예; Myobrace, T4K 등)나 입술의 근력을 증가시키는 장치 등 다양한 근기능 훈련장치들이 많이 개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근기능 훈련의 경우 습관을 중단시키는 것이므로 단순히 장치를 착용하는 것보다는 환자와 보호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훈련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부정교합의 정도와 악습관의 지속기간에 따라서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지만 근기능훈련은 1~2년 이상, 또는 성장기 내내 치료에 참여할수록 치료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강근기능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심리적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습관이 지속되지 않도록 아이의 심리발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주요할 것입니다. 둘째로 아이들의 올바른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수시로 체크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며, 셋째로 전문가적인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대의료에서는 질병의 치료와 더불어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치료의 일환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습관으로 치부되었던 근기능 장애가 이후 아이들의 생활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지 않게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글 :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치과 이현헌 교수 |